모든 전설에는 그 시작이 있다
첫 출근유세라고 제사 때나 입을까 말까하는 양복까지 꺼내입고 거울을 보았습니다. 오늘따라 제 양쪽 귀를 관통하고 있는 피어싱이 유난히 커보이고 반짝거려 보이더군요.
‘뺄까?’
한참을 망설였습니다. 결국엔 “내가 워낙 인물이 출중하긴 하지만, 이럴때일수록 후보를 더 적극적으로 소개해야해. 내가 아무리 잘 생겼어도 후보는 결국 오진아 선배잖아”라는 결코 쉽지 않았던 결심에 이르렀고 보기 나름으론 짝퉁 다이아몬드 같은 피어싱을 반짝이며 마포구청역으로 향했습니다.
그러던 즈음, 신준호 선본짱께서 푸석푸석하고 조금은 텁텁해보이는 얼굴로 등장하셨습니다. 얼굴은 푸석푸석했지만 입은 쌩쌩하셨습니다.
“아이구 미안요. 어제 하도 긴장이 돼서 잠을 2시간밖에 못 잤어요. 뭐 잘들 하고 있구만. 근데 후보는 왜 자꾸 애기 엄마라고 소개를 한대요? 진보신당 후보라고 하기 쪽팔리대요? 아니 저 아저씨들은 명함 한 장 받아가는 게 뭐 그리 어렵다고.... 아이고 어머니 안녕하세요..... 아이고 어르신 좋은 하루 되세요”
후보 사진을 몰카로 찍다가 저희와 메트로를 경쟁적으로 배부하시던 한 아주머니께 짧은 인터뷰를 시도했습니다.
“우리 오진아 후보 이미지 어떤 것 같으세요?”
“이미지고 뭐고 간에 인사를 저렇게 하면 쓰나. 저봐 저봐 지금 ‘반갑습니다 오진압니다’라고 하는데 ‘잘 부탁드립니다’ 정도는 해주면서 유권자들을 좀 모실려는 그런 게 좀 보여야 할 거 아녀. 나 잘났다 나 선거나왔다 이건 감? 저게 표달라는 사람 태도여? 이거야 원”
“좋은 지적이세요. 내일부터 더 신경 쓰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후보 이미지는?....”
“이미지는 왜 자꾸 물어싸. 누가 후보 이미지 보고 뽑아? 까놓고 얘기해서 선거라는 게 사실 다 정당 보고 투표하는 거 아녀. 다 팔자대로 사는 겨”
“진보신당 팔자는 어떤 거 같으세요?”
“진보신당? 나 참 몰라서 묻는겨? 그래도 사람이 꼭 팔자대로만 사는 건 아닝께 열심히들 혀봐. 화이팅”
“넵!!!! 감사합니다 흐흐흐”
출근을 해야겠기에 8시 20분경에는 저도 마포구청역으로 빨려들어갔는데, 마지막으로 유권자 놀이도 앴습니다. “와우 진보신당 오진아 후보네. 짱이다~”
점심 즈음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첫 출근유세 소감을 물었습니다.
“처음 출근인사 드린 거였는데 바쁜 출근시간인데도 대부분 인사를 잘 받아주셨어요. ‘수고하십니다’라고 말을 건네주시는 분들을 만나니 아침일찍 나와도 힘든 줄 모르겠더군요. 오전에는 각 학교 입학식이 있었는데 성산 시영아파트 부근 성원초등학교 앞에서 학부모님들에게 인사를 드렸어요. 대부분 첫째나 둘째 애 입학식에 오시는 젊은 학부형들이었는데 ‘저도 애를 키우는 엄마’라고 소개했더니 다들 반갑게 인사를 받아주셨어요. 오후에는 심상정 전 대표 출판기념회에 참석할 예정이고, 저녁에는 마포구청역 8번출구 앞에서 퇴근인사 할 예정입니다. 마포 당원 여러분도 모두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결코 화려하진 않지만 이렇게 오진아 후보와 오현주 후보의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우리의 선거’가 시작되었습니다.
“모든 전설에는 그 시작이 있다”
영화 <스타워즈>의 광고카피였죠. 지금 오진아, 오현주 우리 두 후보를 아는 주민들은 거의 없습니다. 사실 아무도 없다고 봐야겠죠. 그러나 선거가 끝날 때쯤이면 두 후보는 마포구의 전설이 되어 새 역사를 창조해 나갈 것입니다. 바로 지금, 그 전설이 시작되었습니다.

2010/03/03 12:11 [수정/삭제] [답글]
고생 많으셨네요. 보기 좋습니다. 진보신당 화이팅~~~~~~~~~~~~~~~~